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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60대 남성 지하철 5호선 방화, 지하철은 화재에 안전한가?

비지와 화딱지 2025. 6. 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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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직후 터널로 탈출하는 승객들

이번 주제는 좀 무거운 주제를 다뤄볼까 합니다. 
오늘 오전 8시40분경, 서울 지하철 5호선 전동차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 사고 시각 및 위치
일시 : 2025년 5월 31일 오전 8시 42분 경
편성 : 지하철 5호선 방화역발 마천역행 5533열차(편성번호 5413호)
구간 : 여의나루 ~ 마포 구간

60대 남성의 방화가 원인으로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이혼 소송 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방화를 저질렀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천만 다행으로 화재는 곧 진압되었고, 화재 발생 한시간 30여분 만인 10시 12분 운행이 재개되었습니다.

자칫 대형 참사와 많은 사람들의 죽음으로 이어질 뻔했던 사고인 만큼 온 국민의 분노와 우려가 높습니다. 방화를 저지른 피의자에 대한 강한 처벌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고 전개 과정
08시 43분 서울소방본부 "마포역 열차 안에서 불을 질렀다"라는 신고를 최초 접수
08시 50분 서울경찰청 "한 행인이 시너를 발포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112 신고접수 및 현장출동
09시 10분 서울교통공사 해당구간의 상하행 열차 운행 중단
09시 30분 서울교통공사 하남/마천 방면 여의도역~애오개역 간 5호선 열차 운행 중단 및 방화행 정상 운행 재개
09시 45분 여의나루역에서 피의자 체포
10시 10분 부로 화재 진화 완료, 하남/마천 방면 운행 재개
10시 12분 이후 5호선 전구간 운행 재개

그나마 다행인점은 대피 중 연기 흡입, 발목 골절등 가벼운 부상만 있을 뿐 모든 승객이 안전하게 대피하여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방화가 있었던 전동차가 크게 불에 타지 않은 덕분인데요. 
아무래도 이번 일로 지하철 내의 화재 및 방화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 이번 방화시 불에 그을렸으나 크게 타지 않은 전동차 내부 

과연, 이번과 같은 화재 및 방화시 전동차는 안전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방화에서 피해가 크지 않고 화재가 조기 진압될 수 있었던 데에는 전동차 내의 불연성 내장재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도시철도차량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제 2절 화재 안전규칙'
도시철도의 경우 가급적 불연재를 사용하되 피치 못할 이유로 불연재를 사용할 수 없을 경우 ISO, KS에 의거한 준불연재, 극난연재를 사용해야 한다.

전국의 지하철 전동차들은 대구지하철 참사 사고 이듬해인 2003년부터 조금씩 불연재 개조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울지하철 1696량, 서울도시철도1564량, 부산지하철 696량, 인천지하철 200량, 광주지하철 52량 등 전국 4208량의 내장재가 2005년까지 불연재로 교체되었으며,  2010년 마지막 가연재 전동차가 퇴역하게 되며 2010년 이후 모든 전동차는 불연재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무궁화호 등을 비롯한 일반 열차 역시 2012년 불연화 개조가 완료되었으며, 이후 도입되는 모든 열차는 불연재 내장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불연성 내장재란 무엇일까요?

불연성 내장재란?
★불연성 내장재
말 그대로 불에 타지 않는 성질을 가진 재료로 만들어진 전동차 내 내장재를 의미합니다.

전동차 내에서 사용되는 불연성 내장재는 주로 다음과 같습니다.

부위 사용된 내장재 비고
천장재 알류미늄 복합패널 내식성/가공성 우수, 중공층 또는 세라믹 코팅으로 불연성 확보
벽면재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불연 PVC패널 불에 잘 타지 않으며, 기계적 강도와 내열성 우수
바닥재 불연 시트, 마그네사이트 기반 패널 불에 타지 않는 무기질 재료 혼합, 열전도율 낮음
좌석 지지부 금속 프레임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내열 합성소재 구조 강도와 화재 안전성 확보 목적
손잡이·봉 스테인리스 스틸, 알루미늄 + 내열 코팅 금속이지만 표면 열전도율 고려해 코팅 처리
광고판/패널 불연 아크릴판, 난연 폴리카보네이트 조명 노출 대비 고온 안정성 확보
조명 덮개 세라믹 강화 플라스틱 또는 난연 PC 열변형 방지, 연기 발생 억제

이와 같은 내장재는 크게 다섯가지의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1. 화재 확산 억제
발화되지 않는 효과(KS F ISO 1182)로 일반 내장재보다 불이 잘 붙지 않아 화재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2. 내열성
300~500℃ 고온에서도 구조 변화가 없습니다. 

3. 연소 속도 감소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연소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확산을 늦추는 등 화재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4. 연기 발생량 감소
연기지수(Ds) 낮아 대피시 시야 확보에 유리합니다.

5. 유독가스 발생량 감소
CO, HCN 등 유해가스 발생량을 최소화해 유독가스 중독으로부터의 안전을 돕습니다. 

 

화재로부터 안전한 지하철을 위한 조치들

지하철, 과연 화재로부터 안전할까요?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전소된 전동차 및 역사 (출처 : 대구 매일신문)

화재로부터 안전한 지하철을 위한 각종 화재 예방 및 대응 대책은 앞에서 언급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말 그대로 피로 얻은 교훈인 셈입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에 대해서는 다른 글을 통해 자세히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어떠한 조치들이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도시철도차량안전기준에관한규칙 개정 (2004년 12월)
- 불연재 사용 의무화 : 불가피한 경우 가연재 소재 사용을 허용했던 규정 삭제 및 준불연재와 극난연재 사용으로 대체
- 승무원용 응급장비 비치 : 운전실에 산소호흡기, 들것, 메가폰, 손전등, 방독면 등 응급장비를 각각 1개 이상 비치
- 객실통신 시스템 개선 : 승객용 비상통신장치를 객실 내에 설치하여 승객이 비상시 쉽게 운전자 또는 관제실과 통화 가능
- 비상정지설비 설치 : 탈선·충돌사고 등 발생시 사고열차와 일정 거리 이내에서 운행하는 열차를 비상정지시키는 시스템 구축
- 열차운행정보 전송설비 설치: 운행정보 자동 기록 및 전송되는 설비 설치로 열차의 고장·사고 종류에 따라 원인 분석 가능

2. 2004년 철도 안전법 제정 철도 시설의 유지
철도 시설의 유지, 관리 및 철도 차량의 제직시 준수사항, 안전한 운행을 위한 철도종사자와 여객의 의무 규정 등 제정

3. 지능형 제연설비 설치 의무화
화재 발생 위치를 감지해 유독가스 배출방향을 조절하고, 승객 밀집 장소와 대피 경로를 보호

4. 기타 소방관련 각종 제도 및 안전기준 등 개선
- 인명 구조용 공기 호흡기 및 휴대용 비상조명 비치
- 비상조명 전원 용량 강화 (20분 이상 → 60분 이상)
- 유도등 설치 기준 개선 (복도 및 통로 바닥에 설치)
- 승강장 양 끝 부분 터널 대피 안내도 설치
- 제연 경계벽 설치 및 수막 차단벽 설치
- 출구 축광 유도 표지판 및 점자블록 등 야광 유도 표지판 설치
- 피난 안내 평면도 부착
- 청각 장애인을 위한 시각 경보기 설치 및 수어 동영상 송출
- 역내 소화기 비치 기준 강화 등

이 외에도, 비상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체계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기초해 승무원 및 역무원들의 경우 화재 시나리오별 대응훈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만약의 경우 발생할 재난을 대비하는 한편, 역사의 방화구역화, 전기실등의 밀폐화를 통한 화재의 확산, 전이 방지 등 구조적 조치도 함께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사고는 언제나 예기치 못한 순간과 상황에서 발생하곤 합니다. 100% 안전은 없다고도 하지요. 
하지만 적어도 화재에 있어서 만큼은 전국의 모든 전동차와 역사, 철도/지하철 운영 기관들은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철저한 준비를 갖춰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오늘 방화로 많이들 놀라셨겠지만 조금은 안심하시고 지하철을 이용하셔도 될 듯 합니다

by. 화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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